단어의 의미가 변화하는 양상은 다양하다. 첫째, “아침 먹고 또 공부하자.”에서 ‘아침’은 본래의 의미인 ‘하루 중의 이른 시간’을 가리키지 않고 ‘아침에 먹는 밥’이라는 의미로 쓰인다. ‘밥’의 의미가 ‘아침’에 포함되어서 ‘아침’만으로도 ‘아침밥’의 의미를 표현하게 된 것으로, ㉠ 두 개의 단어가 긴밀한 관계여서 한쪽이 다른 한쪽의 의미까지 포함하는 의미로 변화하게 된 경우이다. 둘째, ‘바가지’는 원래 박의 껍데기를 반으로 갈라 썼던 물건을 가리켰는데, 오늘날에는 흔히 플라스틱 바가지를 가리킨다. 이것은 ㉡ 언어 표현은 그대로인데 시대의 변화에 따라 지시 대상 자체가 바뀌어서 의미 변화가 발생한 경우이다. 셋째, ‘묘수’는 본래 바둑에서 만들어진 용어이지만 일상적인 언어생활에서도 ‘쉽게 생각해 내기 어려운 좋은 방안’이라는 의미로 사용된다. 이는 ㉢ 특수한 영역에서 사용되던 말이 일반화되면서 단어의 의미가 변화한 경우에 해당한다. 넷째, 호랑이를 두려워하던 시절에 사람들은 ‘호랑이’라는 이름을 직접 부르기 꺼려서 ‘산신령’이라고 부르기도
했는데, 이는 ㉣ 심리적인 이유로 특정 표현을 피하려다 보니 그것을 대신하는 단어의 의미에 변화가 생긴 경우이다.